
더위를 헤치고, 오랜만에 한남동으로 나들이를 나섰어요. 애정하는 한남동 황토방 부토가 유서깊은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브랜드 발베니와 근사한 페어링 메뉴를 선보인다는 소문을 들었거든요.
부토는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 ‘셀럽의 셰프’로 출연했던 임희원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이예요. 장르로 따지자면 서울 컨템포러리 다이닝이랄까요. 그 어떤 도시보다도 역동하는 글로벌한 서울의 입맛/취향/창조성을 담은 지금, 우리가 좋아하는 서울 푸드를 맛볼 수 있는 곳. 바바가누쉬(가지로 만든 중동식 디핑 소스)를 곁들인 알배추 구이라던가 트러플을 잔뜩 올린 에그 에스푸마와 꽈배기, 청어알 젓갈과 마라 소스에 비벼먹는 카펠리니 비빔면과 같은 재미난 메뉴가 맛깔스레 나옵니다. 마구잡이로 섞은 그냥 퓨전 한식 말구요. 좋은 흙에서 자란 건강한 재료를 사용한다는 그 이름 ‘부토(父土)’처럼 좋은 재료에 대한 고민, 정관스님으로부터 배운 발효 기법 등 켜켜이 레이어를 쌓은 곳이죠. 여기에 늘 새롭고 재미난 일을 궁리하는 셰프님의 에너지 때문에 즐거운 자극을 받는, 괜히 ‘셀럽의 셰프’로 불리는 게 아니더라구요.
8월 한달 동안 맛볼 수 있는 발베니와의 페어링 메뉴는 부토의 대표 메뉴로 자리잡은 베지테리언 사시미를 비롯해 누룽지 삼계죽&백김치, 수제 꽈배기 아이스크림&금귤정과. 여기에 발베니 프렌치 오크 16년 매칭합니다. 상상이 잘 안가는 조합이라 궁금해서 달려갔는데, 놀랍게도 너무 잘 어울려서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발베니 프렌치오크 16! 처음 맛보는데 위스키가 이렇게 화사하고 향기로운 맛을 낼 수 있다니. 위알못이라 감히 평하긴 어렵지만, 위스키하면 떠올리는 묵직함보다 산뜻함과 경쾌함 여기에 깊이감이 함께 느껴져 신선했어요. 클래식 수트에 위트있는 스니커즈를 신은 사람의 이미지가 그려지는, 서울과 잘 어울리는 위스키라고 느껴졌어요. 그래서 또 한잔 홀짝 홀짝, 좋아하는 최애 메뉴까지 더 시켜서 주방 마감할 때까지 먹고 왔죠.
행복했어요. 그럼 된거죠.
인생 뭐 있나요.






이번 부토와 발베니 위스키와의 팝업은 캐치테이블로 예약할 수 있어요.
BUTO Hannam 부토 한남
ADD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27가길 32
TEL 02-6052-7785
SNS @buto_hanna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