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 나라가 뒤집혔던 지난해 12월 3일, 지구 반대편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되었다. 다 지나고서야 하는 말이지만, 이 일을 위해 오랫동안 준비했던 많은 이들은 얼마나 힘이 빠졌을까? 파라과이에선 한국의 음식 문화가, 얼마 후 스웨덴에선 한국 문학이 세계인의 환호와 박수 갈채를 받았지만 ‘국가 비상사태’로 인해 맘껏 축하하지 못했다.
이제,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우리의 장 담그기 문화에 대해 살펴보자. 한국에서 23번째 세계무형문화유산이 된 장 담그기 문화는 ‘장은 가족의 정체성을 반영, 가족 구성원 간의 연대를 촉진’하며 ‘장 담그기라는 공동의 행위를 통해 관련 공동체의 평화와 소속감을 조성’함에 있어 한국의 독창적인 문화유산임을 인정 받았다.
이를 기념하며 지난 18일, 담양 기순도 명인 장고에서 ‘정월 장 담그기 & 포럼’ 행사가 열렸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의 과정을 소개하며 포럼을 통해 전통 장 문화의 가치를 공유하고, 정월을 맞아 전통 방식 그대로 장 담그는 체험을 진행했다. 이전에 천진암에서 장 담그기에 참여한 적이 있어 기순도 명인의 370여년 전부터 집안 대대로 내려온 방식과 노하우를 살펴보는 것이 꽤 흥미로웠다. 그중에서 처음 경험한 것이 있으니, 바로 철륭제다. 철륭제는 길일을 골라 장을 담그며 집안 터와 장독대를 지키는 신에게 고사를 지내는 것. 장 뿐만이 아니라 ‘장 담그기 문화’가 무엇인지 되새겨보는 값진 시간이 되었다.




장 담그기 문화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다. 3월 15일부터 시작하는 기순도 발효 학교의 ‘발효 마스터 과정’이다. 3개월 간 진행되는 본 과정에선 다양한 장 담그기는 물론 음식 유산을 잇고 있는 종부님의 발효 밥상 체험, 사찰음식 명장인 정관스님의 사찰 발효 음식 강의, 얼마 전 미쉐린 2스타의 영예를 안은 조셉리저우드 셰프의 한국 발효장 다이닝 등 화려한 강사진과 탄탄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자세한 내용은 기순도 발효 학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WEB https://ksdoac.or.kr/
